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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규암면 자온길 문화거리 '박경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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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피니언

【탐방】규암면 자온길 문화거리 '박경아 대표'

-젠틀리피케이션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이 아닌 부동산을 직접 취득하는 것-
-재생을 위한 재생은 세금 낭비라고 생각한다-

a이안당.jpg

프롤로그 

 호젓하게 흐르는 백마강변을 따라 걷다가 절벽 위에 의연하게 앉아있는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

올라가 안내판을 보니 수북정이라 쓰여 있다. 백마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수북정은 부여군 규암면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잠시 수북정 걸터앉아 수 천 년을 흘러온 오늘의 강물을 바라보며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규암면 자온길 문화거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강변을 따라 들어선 고층 아파트가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다. 자온길로 가는 도로는 2차선 도로다. 도로를 걷다가 옆길로 들어서면 옛스러워 보이는 건물들이 나란히 마주보고 서있다. 현대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오래전 전통거리도 아닌 근대화 거리쯤으로 보이는 거리다. 3년 전 이곳 규암면에 들어와 자온길 문화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기로 했다. ()세간 박경아 대표를 만났다. 작은 체구의 웃는 모습이 인상 좋아 보이는 모습이다. 인터뷰를 시작하려니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내놓으며 10여분 자신이 먼저 설명을 한 후에 질문을 받겠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혼자 1시간 남짓 이야기를 하고나서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생글거리면서 그동안의 일들을 이야기하던 박 대표의 얼굴이 자신의 이야기가 끝날 쯤 웃음기 없는 얼굴이 되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 낼듯한 표정이다. 고단했던 그동안의 시간들이 1시간 남짓 자신의 이야기에 흠뻑 묻어나고 있었다.

 

 박경아 대표는 천안출생이다. 3살에 서울 인사동에서 아트샵 창업을 하고16년간 운영을 했다고 한다. 부여 전통문화대학교에 입학한 것이 부여와의 인연이라고 했다. 그녀는 전통문화대학교 1기 졸업생이자 동대학원 1기 졸업생이다. 규암면과의 인연은 실습과제로 민속조사를 이곳 규암면으로 온 것이 인연이 되어 3년 전 규암면으로 내려와 자온길 문화거리 조성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부여가 고향은 아니지만 부여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애틋하다는 그녀의 말은 인터뷰 내내 답변과 이야기 속에 가득 묻어났다.

 

 박대표는 서울에서 작가들이 모여 거리를 예쁘게 만들어 놓으면 50만원 하던 월세가 500만원이 되는 현실 앞에서 작가들이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떠나는 모습을 수없이 목도했다고 한다. 젠틀리피케이션(둥지 이탈현상)은 이태원 경리단길, 홍대거리, 대학로 소극장 거리 등에서 젊은 작가들을 이탈하게 만드는 아픈 현실이었다. 젠틀리피케이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작가들이 서울에서, 도시에서, 지역 어느 곳에서도 설자리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보고 느꼈다고 한다. “작가들이 쫓겨나지 않는 문화거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얻은 결론이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이 아닌 부동산을 직접 취득하는 것이 젠틀리피케이션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했어요.”그런 결론을 내리고 박 대표는 이곳 부여 규암면으로 내려와 오래된 한옥 건물들을 직접 매입해 문화거리를 조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학교 후배들과 베틀을 짜던 중, 한 후배가 선배 나는 한 달에 50만원만 벌어도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라고 했어요. 눈물이 날 만큼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500만원도 아니고 50만원만 받아도 이 힘든 길을 가겠다는 후배들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지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된 거죠. 그 해답이 작가들이 쫓겨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한 거죠.

 박 대표가 운영하는 ()세간은 일상의 살림살이를 의미한다고 한다. 전통공예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전통공예 문화타운을 조성하고 싶었어요. 서울에서는 문화거리를 조성하기가 어려워요. 서울은 매장 하나로도 시험이 가능하지만 파급력이 약해요. 그런 로드샵의 시절은 끝났다고 봐요. 그래서 문화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지역으로 내려오게 된 거죠. 그곳이 이곳 규암면 자온길이 된 거죠박 대표는 서울에서 16년을 살아오면서 문화거리, 문화마을을 조성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꿈을 키워 왔다고 했다. 부여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대학원에 입학을 하면서 그 꿈을 현실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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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풀다보니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가 거침없이 쏟아져 나온다.

박 대표를 지지하는 많은 지인들이 힘으로 3년의 시간을 참고 끌어왔다는 이야기 속에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도시에서 경험한 젠틀리피케이션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법적 소송도 경험했다고 한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문화거리 조성 사업이 왜곡되고, 자신을 투기꾼으로 몰아가는 몇몇 사람들로 인해 사업을 그만두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사업은 길게 내다봐야 해요. 긴 호흡으로 가야 성과가 보이는 사업이예요.”말고 말한다. 그렇게 긴 호흡으로 가다가 지치는 거 아니냐 하고 기자가 물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많이 지쳤어요. 작년에 너무 힘든 일을 겪고 나니 내가 왜 이곳에서 고생을 하고 있지?”하는 생각에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이야기를 하면서 힘들었던 시간이 얼굴에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었다. 아직도 힘이 드는지 눈가가 살짝 젖어든다.

 부여는 좋은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컨텐츠가 너무 부족하다고 말한다. 문화거리 조성을 하면서 부여군에 문화컨텐츠와 도시재생과 관련한 수많은 제안들을 했다고 한다. “돌아오는 답은 늘 같았어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지원을 못한다는 대답이었어요. 마을, 거리라는 공공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사업을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지원이 안된다는 대답에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나중에는 화가 났어요. 지금까지 공공에서 단돈 10원도 받지 않고 지금까지 사업을 해온거죠박 대표의 말에 부여군에 대한 섭섭함이 가득했다. 지금의 도시재생이나 문화재생 사업은 공공의 영역에서 진행을 해왔다. 많은 세금을 쏟아 부어 부수고 고치고, 새로 만드는 식의 도시재생이 일어나고 있다. 결국 몇 년이 지나면 재생을 다시 재생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문화재생은 이야기를 만들고, 컨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박 대표 역시 그 부분을 힘주어 말한다.

 

Q) 부여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박 대표는 부여의 가능성을 크게 본다. 부여는 12일 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요. 다시 말해 재방문이 하기에 좋은 곳이예요. 박 대표는 부여를 다시 오고 싶어 하는 마을로 인식하고 있었다.

 백제는 공예가들에게 관직을 허락해줬던 유일한 국가예요. 고려나 조선의 경우 기술자로 천시를 했어요. 그런데 백제는 그렇지 않았었요. 저희가 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를 하기에는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죠. 그것이 부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예요.

 공예를 테마로 도시가 격상한 국가를 예를 들면 태국의 치앙마이, 일본 가나자와, 라오스 루앙프라방 등이 있어요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도시지요저는 부여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 대표는 부여가 세계적인 공예도시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부여에서 해야 하는 일은 이미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 자원을 가지고 더 큰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라며, 박 대표는 더 큰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이곳 부여에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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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사업인가?

 책방 세간은 원래는 담배가게 였는데 버려져있던 가게를 고쳐서 서점을 만들었어요. 저희가 운영하는 건물 중에는 건축상을  것도 있는데, 버려진 시골에 낡은 집에 이만큼의 에너지와 정성을 쏟은 것에 대한 보상이죠.  세계적으로  집에 대한 문제는 심각해요. 이곳 규암에도 빈집들이 많아요

 그런데, (지방)정부는 빈집이 이렇게 많은데도 도시재생 사업에 몇십억을 들여서 조형물을 세우는 일을 왜하는지  이해가 안되요. 박 대표는 이야기 곳곳에 부여군 행정에 대한 섭섭함을 이야기 했다.

 동네주민들 조차 처음에는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지 고생스럽게 이걸  고치느냐고 하셨어요. 책방세간이 먼저 오픈을 하고, 수월옥이 새롭게 리모델링을 거쳐 색다른 건물로 변화하자 결과물을 보시고는 지금은 저에게 의뢰를 하고 있어요. 마을분들이 한옥 건물을 부수면 안되겠다는 생각의 전환이 된 계기가 바로 책방세간을 비롯한 수월옥, 이안당의 새로운 변신이었어요. 마을주민들의 인식의 변화는 빈집이 흉물이 아니라 자원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거죠. 우리는 이런 사업을 하고 있는 거예요.

 박 대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을 관중심의(행정) 중심의 도시재생이 아닌 민간영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자신들이 살아갈 마을을 변화시키는 문화재생, 지역의 재구성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채방세간 서점을 처음 오픈한 이유도 지역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서점과 갤러리가 없는 지역에서 아이들이 자라게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할 수 없었지요. 소도시 출신이지만 학교가 끝나면 아라리오 갤러리에 가서 작품을 자주 보았어요. 그때 봤던 작품들이 지금도 마음에 쌓여있지요. 지금 세대들이 다음 세대들에게 꼭 해줘야 하는 필요한  이라고 생각해요. 박 대표는 서점의 의미를 사업이 아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공간이자 다음세대를 위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Q) 향후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

 일본 생활용품 회사 무지가 호텔 사업을 시작했고  슈퍼마켓도 운영합니다. 무지의 기반은 공예죠. 이케아도 마찬가지로 작은 통신판매회사에서 지금은 세계적인 가구업체가 되었죠. 지금은 주택사업 등 다양한 사업들을 함께하고 있어요. 이케아는 가구문화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업체가 되었죠. 도시재생 이라는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방법이어야 해요. 박대표는 재생을 위한 재생은 세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세간이 하는 일들도 민속공예를 기반으로 오래된  집에 생명을 불어넣어 다시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가는 것이라고 했다. 문화거리, 문화마을 조성이 재생을 위한 재생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재탄생하고, 그 공간에 문화를 입히는 일이하고 했다. 버려진 많은 공간들을 예쁘게 바꾸고 싶다것이 박 대표가 하고 싶은 일이고 바램 이고 향후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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